안녕하세요. 항상 진심을 다하는 법무법인지금 김유돈 대표변호사입니다.
이중배상금지 조항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1965년 월남전 파병으로 사상자가 늘자 국가 재정 부담을 우려해 헌법에 삽입한 조항입니다(헌법제29조). 지금까지 수차례 위헌법률 심판 등이 제기되었고, 개헌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죠.
오늘은 이중배상금지 조항에 대해 알아보고, 순직 군인과 경찰이 국가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중배상금지 조항에 대하여
이중배상금지 조항
제2항에 따르면,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이 손해를 입었을 경우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를 이중배상금지 조항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국가배상법제2조에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이중 배상 금지 조항은 베트남 전쟁 당시 손해를 입은 파병군인들이 소송을 통해 배상금을 받게 되자, 국가 재정 부담을 우려한 정부가 국가배상법을 개정해 순직/전사/공상 군인은 보상만 받고 배상은 금지하게 되며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1971년 대법원에서 이를 위헌이라고 결정지었으나 이듬해 유신헌법이 만들어지며 이중 배상 금지 규정이 헌법에 명시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죠.
이중배상금지 논란
군인과 경찰은 공무 특성상 상해를 입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일반 공무원과 달리 군인과 경찰이 임무 수행 중 입은 상해에 대해 배상 청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은 논란이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말합니다.
이에 대해 과거에서부터 위헌 심판 등이 제기되어 왔으나, 헌법은 헌법재판소에서 다룰 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각되어 왔습니다.
이에 최근 법무부는 국무회의를 통해 국가배상법에 ‘전사/순직한 군경 유족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내용’의 국가배상법 개정안을 발의해 통과시키기도 했습니다. 당사자가 아닌 유족의 위자료 청구권까지도 박탈하는 것은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취지죠.
공상 군경, 국가배상 받을 수 있을까?
헌법과 국가배상법은 이중배상금지를 원칙으로 삼고 있기에 임무수행 중 손해를 입어 보상금을 받는 군경은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쪽으로 해석이 되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가배상금과 공상군경의 보상(군인연금법, 보훈보상자법 등에 따른 보상금 등)의 청구 순서에 따라 이중배상이 가능하다라는 판결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국가 보상금을 먼저 받은 경우
2010년대 중반, 군복무를 하던 A일병이 급성 백혈병에 걸렸고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유족은 A일병에게 제대로 된 치료를 제공하지 않는 책임이 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죠.
하지만 국가를 대리한 법무부가 당시 이중배상금지 규정을 근거로 수용하지 않았고, 2023년 10월 서울지법은 유족 측의 청구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A일병이 직무 집행과 관련된 사유로 순직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A일병의 아버지에게 군인연금법에 따른 사망보상금과 보훈보상자법에 따른 보훈 보상금이 지급되었기 때문에 위자료까지 지금하면 이중배상이 될 수 있다 고 판시했죠.
이는 ‘보상금을 받은 군경 및 유족 등’의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서는 기존 이중배상금지 조항의 해석을 따른다는 것을 보여준 판례였습니다.
국가 배상금을 먼저 받은 경우
과거, 육군에 입대한 B씨가 상급자들의 폭행에 시달리다 분신 자살을 시도한 일이 있었습니다. 목숨은 건졌지만 전신에 화상을 입었고 B씨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7500만 원의 배상금을 받았죠.
B씨는 전역 후 10년이 지나 후유증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며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고, 법원의 조정절차를 거쳐 지원공상군경(국가유공자에 준하는 군경)으로 인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방보훈지청은 이중배상금지 원칙에 따라 보훈급여금 지급을 거절했고, B씨는 소송을 했습니다. 대법원 판례는 이 사건에 대해 “국가유공자법 상 국가배상을 지급받은 자를 보상금 등 보훈급여금의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규정이 없다” 는 취지로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는 국가손해배상금을 받은 자가 보상금을 요구한다면 이를 막을 법률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으며, 따라서 ‘국가배상금을 받은 자는 이중 배상 금지 조항의 적용에서 벗어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을 뒷받침해주는 판례로 남았습니다.
이중배상금지 처분을 받았다면
지금까지의 내용을 살펴보았을 때, 기본적으로 공상군경은 이중배상을 받을 수 없다는 요지로 법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러 판례에 나와있듯 배상금과 보상금의 수취 순서에 따라 법의 적용이 달라진 판례가 있으며 이는 공상군경에 대해 무조건적인 이중배상 금지가 아닌,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해를 입은 사람들의 상황을 최대한 고려하고 이를 예우하는 방향으로 법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이중배상 금지 처분을 받아 억울한 상황에 처한 분들이 있다면, 반드시 보훈 및 군전문 변호사에게 상담을 받고 대응방법을 강구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