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판사 군검사를 역임한 군전문변호사 김유돈 변호사입니다. 군대 폭행 합의를 마쳤으니 사건이 끝났다고 생각하셨다면, 지금 이 글을 반드시 끝까지 읽으셔야 합니다. 부대 안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은 합의를 하더라도 수사와 재판이 그대로 진행됩니다.
민간에서의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그러나 군사기지·군사시설 내에서 군인을 폭행한 경우에는 이 반의사불벌 규정 자체가 배제됩니다.
그렇다고 합의가 무의미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합의는 처벌 여부가 아니라 처벌의 크기를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입니다. 문제는 그 방법과 시점, 그리고 합의서의 문구입니다.
군판사 군검사를 역임했던 군사건 전문 변호사로서, 군대 폭행 합의가 실제로 어떤 효과를 갖고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실무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군대 폭행 합의가 ‘공소권 없음’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
2016년 신설된 군형법 제60조의6은 군사기지, 군사시설, 함선 또는 항공기에서 군인을 폭행하거나 협박한 경우 형법 제260조 제3항과 제283조 제3항을 적용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적용이 배제되는 조항의 의미
형법 제260조 제3항은 폭행죄를, 제283조 제3항은 협박죄를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한 조항입니다. 이 두 조항의 적용이 배제된다는 것은 곧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처벌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이 특례가 생긴 배경
폐쇄적인 병영 환경에서 지휘·복종 관계를 이용한 합의 종용과 사건 은폐가 반복되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가 진정한 것인지 신뢰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입법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조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 군형법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죄명별 형량과 절차 전반은 군대 폭행 처벌 기준과 대응 전략 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럼에도 군대 폭행 합의가 결정적인 5가지 이유
1. 기소유예 처분의 핵심 근거가 됩니다
군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할 때 피해회복과 처벌불원 의사는 가장 비중 있게 고려되는 요소입니다. 사안이 경미하고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재판까지 가지 않고 종결될 여지가 생깁니다.
2. 선고유예·집행유예의 실질적 조건입니다
기소된 이후라면 합의 여부가 형종과 형량을 가르는 가장 큰 변수가 됩니다. 합의 없이 실형이 선고되는 사안과 합의 후 벌금형으로 마무리되는 사안의 차이는 대부분 여기서 발생합니다.
3. 징계 수위를 낮추는 근거가 됩니다
형사절차와 별개로 진행되는 징계위원회에서도 피해회복은 명시적인 감경 참작 사유입니다. 간부라면 파면·해임과 강등·정직을 가르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4.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차단합니다
형사절차가 끝난 뒤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부제소 합의가 포함된 합의서는 이 위험을 사전에 없앱니다.
5. 현역복무부적합심사 단계의 방어 자료가 됩니다
현부심에서는 사건 이후의 태도와 부대 복귀 가능성이 함께 평가됩니다. 원만한 피해회복은 복무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됩니다.
상담 사례로 본 군대 폭행 합의의 시점 문제
후임과 언쟁 중 밀친 사안에서, 의뢰인은 사건 직후 개인적으로 사과하고 구두로 정리했습니다. 별도의 합의서는 작성하지 않았고, 조사에서도 “이미 서로 풀었다”고만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부대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피해자의 진술이 바뀌었고, 구두로 정리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자료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합의를 하고도 합의의 이익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군대 폭행 합의에서 가장 흔한 실패 유형입니다. 합의는 했는지가 아니라, 어떤 형식으로 남겼는지가 전부입니다.
군대 폭행 합의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문구
인터넷의 일반 합의서 양식을 그대로 쓰면 정작 필요한 효과를 얻지 못합니다. 군 사건 합의서에는 다음 항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 처벌불원 의사의 명시 —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더라도 양형·기소 판단에 반영되므로, “피의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언이 명확히 들어가야 합니다.
- 징계절차에 관한 의사 — 형사절차와 별도로 진행되는 징계에서도 참작될 수 있도록, 징계에 관한 선처 의사를 함께 기재하는 것이 실무상 유효합니다.
- 부제소 합의 조항 — 향후 민사상 손해배상을 포함해 일체의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넣어야 후속 분쟁을 막을 수 있습니다.
- 합의금의 지급 사실과 방법 — 계좌이체 내역 등 객관적 증빙이 남는 방식으로 지급하고, 지급 사실을 합의서에 명시합니다.
-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합의라는 확인 — 지휘 계통의 압력이 없었다는 점이 확인되지 않으면 합의의 신빙성 자체를 의심받습니다.
- 작성일자와 인적사항 — 사건 발생 시점과의 시간 간격도 판단 요소가 되므로 일자를 정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 제출처의 특정 — 군검찰과 징계위원회 양쪽에 제출할 수 있도록 용도를 열어두어야 합니다.
군대 폭행 합의가 오히려 불리해지는 3가지 경우
잘못된 방식의 합의 시도는 사건을 악화시킵니다.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지위를 이용한 접촉으로 비치는 경우
선임이나 상급자가 직접 피해자를 찾아가 합의를 요구하면, 그 자체가 2차 가해나 합의 강요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별건으로 문제가 확대되는 가장 흔한 경로입니다.
2. 부대 간부가 중재에 나선 경우
선의로 이루어진 중재라도 피해자가 이후 입장을 바꾸면 지휘 계통의 압박이 있었다는 주장으로 이어집니다. 합의의 효력 자체가 부정될 위험이 있습니다.
3. 조사 이전에 사실관계를 정리하지 않고 합의한 경우
합의 과정에서 사건 경위를 인정하는 취지의 문언이 들어가면, 그 합의서가 그대로 유죄의 증거로 쓰입니다. 합의서 작성 전에 반드시 법률 검토를 거쳐야 하는 이유입니다.
합의 이후 이어지는 징계 대응은 군인징계 대응 전략에서, 군형사절차 전반의 구조는 군형사사건의 특성과 대응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군대 폭행 합의 관련 자주 묻는 질문
Q. 합의하면 전과가 남지 않나요?
합의만으로 전과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합의를 근거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으면 재판 없이 종결되어 전과가 남지 않으며, 이 처분을 이끌어내는 것이 실무상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됩니다.
Q. 합의금은 어느 정도가 적정한가요?
상해 유무, 반복성, 관계, 피해자의 후유 상황에 따라 편차가 매우 큽니다. 일률적인 기준을 제시하기 어렵고, 지나치게 낮은 금액은 오히려 합의의 진정성을 의심받게 만듭니다.
Q.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하면 방법이 없나요?
공탁이라는 대안이 있습니다. 피해회복 노력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수단으로, 합의에 준하는 참작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시점과 금액에 대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Q. 재판 중인데 지금 합의해도 늦지 않나요?
늦지 않습니다. 선고 전까지 제출된 합의서는 양형에 반영됩니다. 다만 빠를수록 유리하며, 특히 기소 전 합의는 재판 자체를 피할 가능성을 만듭니다.
Q. 합의를 변호사가 대신 진행할 수 있나요?
가능하며, 군 사건에서는 오히려 그 편이 안전합니다. 당사자 사이의 직접 접촉이 합의 강요 논란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 합의서의 문구가 형사·징계 양쪽에서 효력을 갖도록 설계할 수 있습니다.
군대 폭행 합의, 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군대 폭행 합의는 처벌 자체를 없애주지는 못하지만, 기소 여부와 형량, 징계 수위, 나아가 군 생활의 존속까지 좌우합니다. 그만큼 시점과 방식, 문구가 결과를 완전히 다르게 만듭니다.
군판사로서 합의서가 양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군검사로서 어떤 합의가 기소유예로 이어지는지를 직접 판단해 왔습니다. 그 기준을 알고 작성하는 합의서와 그렇지 않은 합의서는 같은 문서가 아닙니다.
합의서를 작성하기 전, 혹은 피해자에게 연락하기 전에 먼저 상담받으시기를 권합니다. 군전문변호사 선임이 필요한 이유도 함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