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군검사와 군판사로 근무하며 기소와 재판의 모든 과정을 직접 다룬 경험으로 군사건을 해결하고 있는 20년 경력의 군전문변호사 김유돈입니다.
군에서 이루어지는 군인징계 절차는 법률 전문가가 아닌, 군인들에 의해 진행됩니다.
군에는 법률 전문가인 군법무관들이 있어서 징계 절차를 조언하고 관할하지만, 군법무관이 군에서 일어나는 많은 징계 절차를 모두 챙기지는 못합니다. 그러다보면 군 징계절차에 위법성이 있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군인에 대한 징계처분에서 적법절차 원칙의 적용과 징계사유 판단 기준에 관한 중요한 판례를 소개하면서 취소 소송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군인징계 사례로 알아보는 징계절차 적법성
군인징계 절차와 징계 사유의 실체적 적법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생각보다 다양한 이유로 군인의 품위 유지를 위반하는 경우, 보직 해임 처분을 받는 군인이 많습니다. 이 때 징계에 불복하여 소송을 진행하고자 상담을 받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 다양한 사례 중 해임처분에 불복하여 취소소송을 진행한 사례 하나를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사건 개요]해당 사건은 대대장으로 근무하던 원고가 부하들에 대한 가혹행위, 향응수수, 품위유지의무 위반 등의 이유로 해임처분을 받은 후, 이에 불복하여 해임처분의 취소 소송을 진행한 것입니다.
원고는 부하들에게 장시간 욕설 및 폭언 등으로 인격 모독을 하였으며, 직위를 이용한 과중한 회식 비용 부담을 종용했고, 병사들 앞에서 주임원사에게 얼차려 및 욕설로 모욕을 주었습니다.
이 밖에도 단란주점 여자 도우미와 성관계를 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보직해임 되었고, 이후 공군본부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해임처분을 받은 사건입니다.
이 사건에서 주요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는데요.
1.징계절차의 적법성:원고에게 징계혐의사실을 제대로 고지하고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를 부여했는지
2.징계사유의 실체적 적법성:특히 향응수수 혐의가 인정되는지
이 두 가지 쟁점을 법원에서는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군인징계, 법원에서의 해임처분 절차 적법성 판단
1.군인징계절차의 적법성 판단
법원은 군인에 대한 징계절차에는 일반 공무원과 달리 「행정절차법」제 21조의 사전통지 규정이나 「공무원징계령」제 7조 제 7항의 징계의결요구서 사본 송부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군인징계령」만 적용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에 따라, 징계위원회는 「군인징계령」제 10조 제1항에 의거하여 ‘혐의내용 신문시에 징계혐의자가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신문을 해야 하는데요.
본 사건에서 법원이 아래와 같은 3가지 근거를 들어 원고에게 방어권 행사에 필요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이는 해임처분 절차에 위법성이 있기 때문에 해임처분도 위법하다고 판단하게 됩니다.
법원에서 위법하다고 판단한 3가지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원고가 징계혐의사실에 대해 일관되게 다투었음
-징계의결서에 원고의 진술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음
-피고가 징계위원회 개최 당시 원고를 내보낸 후 징계혐의사실의 요지를 낭독했다고 진술한 점
특히 원고는 청렴의무의반(향응수수)으로 징계 해임될 경우, 연금 감액 등 추가적 불이익이 있음에도 이를 알 수 없었던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2.군인징계 향응수수 혐의의 판단
더불어 법원은 군인 징계 향응수수 혐의를 판단하고자 「군인복무규정」제 11조 제2항에 따라 ‘군인은 직무와 관련하여 직접 또는 간접을 불문하고 사례·증여 또는 향응을 주거나 받아서는 아니 된다’는 규정을 검토하게 되었는데요.
이때 법원은 직무와 관계없이 모든 향응수수에 대해 청렴의무위반으로 징계할 수 없고, 직무와 관련하여 직접 또는 간접으로 향응을 받은 경우에만 청렴의무위반으로 징계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본 사건에서 다루게 된 과중한 회식에 대해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했습니다.
첫 번째, 원고가 지휘관으로서 격려 차원에서 참석한 관례적인 회식이거나 원고의 생일 축하, 간부들 간의 스트레스 해소 등을 위한 자리였으며, 1차 회식 비용은 주로 원고가 부담했다.
두 번째, 회식 비용 계산 방식은 원고 부임 이전부터의 관행이었으며, 직무 관련성을 인정할 만한 사실이 없었다.
세 번째, 원고가 부하들에게 직무 관련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적이 없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할 때, 법원은 원고가 직무와 관련하여 향응을 받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3.군인징계로 인한 연금 감액과 소의 이익
특히 이 군인 징계 취소 소송에서 주목할 점은 「군인연금법」상 향응수수로 징계 해임된 경우에, 급여의 25%를 감액하여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는 사실인데요.
법원은 행정소송법상 판결의 기속력(법원이 한 번 내린 재판은 스스로 취소·변경을 할 수 없는 구속)은 처분을 취소하는 경우에만 발생하게 되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경우에는 그 이유에 대해서 기속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였습니다.
이에 법원은 청구가 기각되면 향응수수로 인한 연금 감액 불이익이 계속된다고 보았는데요.
따라서 법원에서는 원고의 해임처분이 유지되더라도 ‘향응수수의 비행유형이 인정되지 않는다’라는 내용의 재처분을 받을 만한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죠.
이에 따라 법원은 청렴의무위반(향응수수)의 비행유형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나머지 사유만으로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판단할 필요 없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군인징계 취소 소송 판결 사례로 보는 의의
군인징계 취소 판결의 의의
본 판결 사례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3가지 법리를 제시하고 있는데요.
첫 번째, 법원은 군인 징계 절차에서도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이 적용되며, 징계혐의자가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적절한 정보 제공과 기회 보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두 번째, 청렴의무위반(향응수수)의 판단에 있어 직무 관련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향후 유사 사건의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행정처분의 부수적 효과(연금 감액 등)가 남아있는 경우에는 처분 자체의 효과가 소멸하더라도 그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는 법원의 판단은 행정소송의 실의 판단에 있어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본 판결 사례는 징계절차에서 적법절차 원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사례를 통해서만 보아도 군인징계를 받는 과정에서 위법한 절차를 통해 부당한 징계를 받는 경우가 발생하곤 합니다. 이때 군조직과 군사 법률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적절하게 대응하기는 쉽지 않은데요.
혹시라도 현재 군인징계로 인해 억울함을 가지고 계시거나, 군인징계 절차에서 어려움이 있으신 분이라면 20년 경력을 가진 군전문변호사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대응을 준비해보시기 바랍니다.